이 책을 처음 접하게 된 이유는 서점에서 베스트셀러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많은 책들 중에서도 철학책이라는 점에서 눈에 띄었다. 제목도 또한, 철학의 여행을 떠나는 열차라는 느낌에서 끌리는 점이 있었고, 간단한 책 소개를 보니 이 책은 철학에 대해서 교과서적으로 적은 느낌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부터 철학을 끌어와서 이야기를 펼쳐내는 느낌이라는 것 같아서 읽게 되었다.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에서는 철학자 14명을 특별히 선정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철학에 대해서 많이 알지 못하는 사람으로서 책이 어렵다고 느껴진다는 점이 있기는 하다. 내용의 많은 부분에 있어서 단순히 한 번만 읽어서는 제대로 깊이 있게 이해하기는 어렵다는 느낌이 든다. 또한, 참조문헌이 있어 오히려 교양서에 가까운 논문을 읽는 느낌마저 살짝 들 때도 있었다. 하지만, 어려운 문장들 속에서 가슴에 꽂히는 문장들이 있기 마련이고, 지금 내가 처한 상황 혹은 스스로의 경험에 맞게 마음속 깊이 새겨지는 문장들을 중심으로 본다면 충분히 이 책이 그 가치를 한다는 생각도 든다.
“가끔 우리는 의미를 너무 빨리 창출한다… 소로는 그러한 경향을 경계했다. “보편 법칙을 너무 성급하게 끌어내지 말 것.” 소로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한다. “특수한 사례를 더 명확하게 들여다볼 것.(120)”
나에게 있어서 이 책에서 크게 3가지를 얻었던 것 같다. 우선 이 책에서 “천천히”의 미덕에 대해서 얻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전반적으로 “천천히”의 미덕에 대해서 계속 언급을 한다. 하나의 주제로서 설명을 하기보다는 하나의 철학자가 말한 내용 중 하나의 일환으로 “천천히”와 “느긋함”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한다. 특히 “가끔 우리는 의미를 너무 빨리 창출한다… 소로는 그러한 경향을 경계했다. “보편 법칙을 너무 성급하게 끌어내지 말 것.” 소로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한다. “특수한 사례를 더 명확하게 들여다볼 것.(120)” 눈앞에 보이는 것을 바로 규정하지 않고 기다리면 더 많은 것을 보게 된다.”라는 문장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멈춤은 … 생각의 씨앗이다. 모든 멈춤은 인식의 가능성, 그리고 궁금해할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다.(57)”로 멈춤에 대해서 언급을 하기도 한다. 또한, 작가는 경험을 바탕으로 “속도는 조급함을 낳는다. 기다릴 줄 아는 능력은 삶의 속도와 반비례하여 줄어든다…. 조급함은 미래를 향한 탐욕이다. 인내는 시간에 너그러운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219)”라고 서술한다. 이렇듯 삶에 대해서 작가는 철학으로부터 느긋하게 생각을 정리할 시간의 여유를 가지는 법을 찾은 것이 아닐까. 그 생각이 글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간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또한, 이러한 부분을 알아차린 독자의 시점에서 나는 나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항상 조급함 속에서, 마이크로 하게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이 된다. 그런데 그렇게 하기보다는 여유를 가지고, 조금 더 큰 그림을 바라보면서 더 많은 것을 눈에 담아보는 것은 나에게 어떠한 변화를 줄 것인가라는 기대도 해보게 되었다.
“당신이 보는 것이 곧 당신 자신이다.(134)”
두 번째는 자신(自身)을 갈고닦아야 한다는 것이다. 철학자 소로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소로이 뛰어난 시력은 ... 품성에서 나오는 능력이었다… 소로는 아름다움을 인식하는 것을 “마음 검사”로 여겼다. 아름다움은 보는 이의 마음속에 있다. 자기 자신을 향상시키지 않고는 자신의 시력을 향상시킬 수 없다. 보는 것의 역학은 양쪽으로 작용한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가 무엇을 보는지를 결정할 뿐만 아니라, 무엇을 보는가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결정한다. <<베다>>에서 말하듯, “당신이 보는 것이 곧 당신 자신이다.(134)”라는 부분이 감명 깊었다. 사실 많이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스스로를 알아라. 이 이야기는 철학에서만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다. 심지어 그 어떤 종교에서라도, 예를 들어 기독교나 불교, 스스로에 대한 갈고닦음 혹은 다른 사람을 자신을 사랑하듯 사랑하라 라는 비슷한 느낌으로 “자신”에 대해서 강조를 한다. 이렇게 공통적으로 “나”에 대해서 강조하는 (그렇다고 이기적인 자신으로 오해를 해서는 안된다) 데에는 분명히 어떤 힘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이 힘이라는 것을 신앙으로 볼 수도 있고, 학문으로 볼 수도 있고, 도라고 볼 수도 있으며, 명상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점은, 삶을 살아가는데 이어서 인간으로서 아름답게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하나의 요소라는 것이다.
“지금 당장 우리가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것이 바로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이건 은유가 아니다. 사실이다…. 관심의 질이 삶의 질을 결정한다. 어디에 관심을 기울이기로 결정했느냐, 더 중요하게는 ‘어떻게’ 관심을 기울이느냐가 곧 그 사람을 보여준다.(222)”
마지막은 관심에 대한 내용이다. 관심은 중요하다… 미국의 철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지금 당장 우리가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것이 바로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이건 은유가 아니다. 사실이다…. 관심의 질이 삶의 질을 결정한다. 어디에 관심을 기울이기로 결정했느냐, 더 중요하게는 ‘어떻게’ 관심을 기울이느냐가 곧 그 사람을 보여준다.(222)”는 매우 중요하고 마음에 확 와닿는 이야기이다. 당장 나의 경험으로 미루어봐도 이 이야기를 공감이 되는 내용이다. 예를 들어 취업 준비를 위해서 cv 혹은 자소서를 쓰는 과정에서도 이 내용이 통용된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람을 뽑기 위해서 그 사람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많은 질문들, 혹은 포트폴리오에는 그 사람의 관심이 나타나 있고, 그 관심에 따른 행동이나 결과를 보면서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어렴풋이 알게 해 준다. 그리고 그 “사람”에 대해서 알게 됨으로써 회사에 적합한 사람인지를 뽑는 과정이 바로 서류심사와 면접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취업 이야기에서 벗어나서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우리는 어떤 부분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는지에 따라서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는지가 결정된다. 행동을 하는 우선순위에 있어서도, 우리가 특정 행동을 함으로써 가지는 행복에 있어서도, 결국 우리의 관심도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렇게 막상 언급을 하니 스스로에 대해서 돌아보게 된다. 내가 하는 행동들의 인과에 대해서, 내가 하는 행동들이 어떠한 관심에서 비롯되었는지 돌아보게 된다.
3가지의 내용만을 가져왔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이렇듯 이 책에서 자신에게 의미 있는 내용 한 가지만 얻기만 해도 이미 이 책의 목적은 완수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개인적으로 든다. 책에서는 우리가 일상생활로부터 철학적 접근을 통해서 삶에 대한 탐구를 하도록 유도한다. 가끔은 이런 것이 좋다~라는 방식으로 강요하는 느낌의 글로서 다가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고, 아무래도 철학이다 보니 조금은 강한 표현들이 있어서 거부감이 들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 거부반응 때문에 책을 놓지 않았으면 한다. 과거에서부터 이어온 하나의 역사로서 받아들이기도 하고, 위대한 사람들의 하나의 삶의 방식으로 받아들이기도 하면서, 자신이 가지고 세상 혹은 시각에서 조금 더 개안을 할 수 있는 형태로 받아들이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철학에 대한 매력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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